세균성 이질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곳에서 주로 걸리는 세균성 이질은 시겔라(Shigella)라는 대장균과 비슷한 세균이 장에 급성 염증을 일으키는 전염병이다. 위산에 약한 장티푸스나 콜레라균과 같이 많은 양이 들어와야 병을 일으키는 것과는 달리 이질균은 위산에 잘 견디어 적은 양이라도 위에서 죽지 않고 대장에 도달하여 염증을 일으킨다.

이질은 장티푸스, 콜레라, 디프테리아 등과 함께 감염력이 강하한 제1종 법정전염병으로 분류되어 있다. Shigella는 운동성이 없고 협막도 없으며 아포도 만들지 않는 그람음성의 비교적 작은 간균이다. Shigella속(genus)에는 4종이 있고 이들은 다시 혈청군으로 나누어진다. S. dysenteriae는 가장 중독한 증세를 초래하는 A군이고 다시 10개의 혈청군으로 나눈다. S. flexneri는 B군이고 6종의 혈청군으로, S. boydii는 C군이며 15종의 혈청군, S. sonnei는 D군이며 혈청군은 한 개이다. Shigella는 대변으로 배설되지만 실온에서 24시간 방치되면 현저하게 생상균수가 감소되어 배양되기 어렵다. Shigella는 neurotoxin, enterotoxin, cytotoxin과 같은 몇가지의 체외독소를 만들며, 항균제에 대한 내성이 잘 생기는 특징이 있다. Shigella dysenteriae가 자연계에서 살 수 있는 시간은 물에서 2∼6주, 우유나 버터에서 10∼12일, 과일이나 야채에서 10일, 의복에서 1∼3주, 습기가 있는 흙에서 수개월, 위액에서는 2분, 60℃에서 10분, 5% 석탄산수에서는 수분 동안이다. 다른 세균성이질균은 이보다 저항력이 약간 강하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병은 B형이었으나 수년전 중부지방에 창궐한 이질의 원인균은 D형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중독한 문제를 야기하는 A형(Shigella dysenteriae)인 경우 균의 갯수가 10개만의 소수 세균으로도 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도 쉽게 감소되지는 않고 있다.

이질균의 유행은 시대의 변천에 따라서 균군이 달라지고 있는데 구미 선진국에서는 S. dysenteriae(A형)의 유행은 S. flexneri(B형)으로, 현재는 다시 S. Sonnei(D형)으로 바뀌었으며 연대의 차이는 있지만 일본도 S. Sonnei(D형)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에서는 이러한 변천이 늦고, 따라서 이질균의 유행균군을 알면 위생상태, 나아가서는 선진국인지 후진국인지를 알 수 있다는 말까지 있다. 이러한 유행균군의 변천으로 점액 혈변이 나타나는 고전적 이질 증세를 나타내는 환자는 감소되고 여름철이던 유행 계절이 뚜렷하지 않게 되어서 마치 이질균 감염증 자체가 감소된 것처럼 오인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질은 지금도 설사의 가장 중요한 원인균이다.

장티푸스는 물, 오염된 식품 등 매개물 안에서 증식한 후 감염이 성립되지만, 이질은 매개체내의 증식 없이도 환자나 보균자의 손에 붙어있는 세균 만으로도 전파가 가능하며 이 저축감염이 이질의 주된 전파 방법이다. 이로 인해 5세 미만의 어린이나 정신박약자 등이 잘 걸리며 환자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연령에 따라서 차이가 많고 1세 미만은 60%, 1~4세는 40%, 4세 이상은 20%가 감염된다는 사실은 위생관념과 큰 관계가 있다는 것을 시사하며 한편 환자 주변에는 많은 환자 또는 보균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선진국내의 전파방법으로는 양식변기에 묻어있는 이질균이 직접적으로, 또는 화장실 문에 달린 손잡이를 통하여 전파된다고 하나 우리나라는 물이나 식품을 거쳐서 전파되는 예가 많고 이때는 집단적인 발생 또는 가족 내 발생이 가능하다.

증세는 균에 감염된 후 균자체의 병변도 있으나 몇가지의 독소를 만들어 내어 인체에 질병을 야기한다. 첫째는 “신경독소”이나 이것은 A형 간염증이 감소되어 현재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둘째는 “장독소”이고 이질균이 소장에서 증식하는 동안에 생겨 설사를 야기시켜 설사량이 많을 경우 탈수가 되기 쉽다. 셋째는 “세포독”이며 창자의 상피세포에 작용하여 염증을 일으키고 점막의 부종, 출혈, 상피세포파괴로 미소궤양을 만들며 결과적으로는 혈액과 죽은 세포가 대변에 섞여 나와서 점액변 -소위’곱똥’- 이라는 특징적인 이질설사의 형태를 나타낸다. 이로 인해 고열, 급성복통, 구토, 대변시 통증, 배변 후 또 다시 배변의식을 갖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질이 다른 설사병에 비해 무서운 이유는 첫째, 이질균이 내는 독소로 인해 경련, 구토, 혼수, 환각, 뇌막자극증세 등 신경계 이상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40%에 달하는 것이다. 둘째, 장관 이외의 합병증 발생이다. 호흡기계 합병증, 조혈계 합병증으로 백혈병양 반응을 나타내기도 하고 용혈성 요독증후군이 나타나 치명적인 상태에 이르러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질균 자체로도 각막결막염이 생기며. 비화농성 관절염이 수주일이 지난 후 발생하기도하며 무균성 요도염도 발생된다.

진단법으로는 임상적으로 점액혈변이 있는 환자뿐만 아니라 수양변이라도 열이 있으면 일단 이질을 의심하여 집중적인 치료를 시행하여야 한다. 치료로는 수분과 전해질을 충분히 공급하여 탈수증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도에 따라 심하지 않으면 보리차를 많이 마시는 정도로 그치기도 하지만, 탈수증이 심하면 수액제제를 주사하여야 한다. 이질의 증상이 심하면 ampicillin, bactrim, ciprofloxacin 등 항생제를 투여한다. 이질균은 항생제 내성이 잘생겨 그 지역에서 분리되는 이질균이 어떤 항균제에 대해 감수성이 있는지 알고 사용하여야 한다. 탈수가 심하지 않으면 경구적으로 물을 마시도록 하면 되지만 탈수가 심하거나 물을 마시지 못하는 환자에게는 탈수량을 감안하여 정맥주사로 보충하여야 한다.

특히 주의할 것은 설사 하는 아이에게 보호자 임의대로 설사를 멈추게 하는 지사제를 사용하는 경우, 지사제 사용으로 장운 동이 더디어지면 이질균 번식도 잘될 뿐 아니라 이질균이 내는 독소가 증가해 환자가 증태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이질환자에게는 지사제 사용이 금기사항이다.

이질은 그 자체 병세뿐만 아니라 앓고난 후 합병증(눈-각결막염, 포도막염, 홍체염- 관절염)등으로 인해 예방이 중요하다. 가장 확실한 예방책은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일이다. 화장실을 다녀온 후는 물론 식사, 간식등 음식물을 먹기 전 반드시 손을 비눗물로 씻도록 해야 한다. 주부, 식당조리사등 음식을 다루는 사람도 음식물을 만지기 전에 손씻기 등으로 청결을 유지해야 하지만 요식업소의 음식물을 배달해주는 이들도 주의해야 한다. 안전한 음식은 “끓이고, 익히고, 직접 껍질을 벗겨서 먹으면 안전하다는 것이다” 또한 치료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환자나 보호자가 임의로 설사를 멈추는 지사제를 사용할 경우 지사제로 인해 장운동이 더디어지면 세균과 장의 상피세포의 접촉시간을 연장시켜 병변을 악화시키고 이질균 번식도 잘 될 뿐만 아니라 이질균이 내는 독소가 증가하여 중태에 빠질 수도 있어 지사제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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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12.15.]


 

세균성 이질 주요 증상과 예방법

전국이 세균성 이질 때문에 법석이다. 여름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질이 느닷없이 겨울인 12월 들어 집단 발생해 이상하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통계를 보면 여름보다 겨울에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국립보건원 통계에 따르면 겨울철인 올해 1∼3월에 환자가 165명이었으나 여름철인 7∼9월에 생긴 환자는 19명에 불과했다.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송재훈교수는 “과거엔 여름철 재래식 변소에서 파리가 옮긴다든지 위생 상태가 나쁜 우물 때문에 이질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요즘은 주로 집단급식 때문에 생겨 계절과 상관없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날씨가 추워져 집안에 가족이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감염이 더욱 쉽게 일어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세균성 이질 〓 이질의 원인균은 쉬겔라(shigella)로 모두 4 종류가 있다. 국내에서 유행하는 균은 ‘쉬겔라 손네이’라는 균이 대부분. 주로 후진국에서 발생하는 ‘쉬겔라 디젠테리’보다는 증상이 덜 심하다. 쉬겔라는 1898년 일본인 의사인 시가(Shiga)에 의해 처음 밝혀진 질병으로 당시 일본에선 한 번 유행으로 무려 2만명 이상의 사망기록이 있는 전염병이었다. 국내에선 콜레라, 장티푸스 등과 함께 의사가 보건당국에 신고해야되는 1종 전염병. 이질은 오염된 식품이나 물 바퀴벌레 파리에 의해 간접적으로 감염되기도 하며 사람과의 악수와 같은 간단한 신체접촉에 의해 직접 감염되기도 한다.

배변 후 손을 깨끗이 씻지 않아 손톱 밑이나 주름을 통해 세균이 옮겨지는 것이 주 원인이다. 이질은 10∼100마리 정도의 적은 균으로 질병이 생길 수 있어 감염 속도가 매우 빠르다. 0∼4세의 소아와 60세 이상 연령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며 남자가 여자보다 발생률이 높다. 집단발생은 위생상태가 불량하거나 밀집돼 거주하는 고아원 등 사회복지시설 정신병원 교도소 캠프 선박 등에서 많이 발생한다. 특히 소아나 면역력이 약한 노인에겐 사망률이 20∼30%가 될 만큼 치명적이다. 소아사망의 원인은 주로 탈수현상으로 생기며 노인의 경우 균이 온 몸 속에 퍼지는 폐혈증 등으로 사망한다.

▽증상과 치료 〓이질균이 몸 속에 들어오면 1∼3일 잠복기를 거쳐 열이 나면서 피와 점액이 섞인 설사가 나온다. 심한 복통 구역질 구토 등을 동반하며 대변을 보아도 자꾸만 보고 싶어진다. 하지만 설사만 2∼3일 하다가 그치는 경우가 많고 경우에 따라서는 3주정도 증상이 지속되기도 한다. 또 증상없이 균만 가지고 있는 경우 수개월 지속되기도 한다.

대변을 채취해 배양 검사를 함으로써 균을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3명중 1명은 이같은 방법으로도 균을 확인하지 못해 증상을 보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 우선 설사로 인해 생기는 탈수를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항생제로 치료해야 한다. 3∼5일 정도 치료하면 상태가 호전된다.

▽예방법 〓아직 예방백신이 없다. 항생제를 미리 먹는 것은 예방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물을 조리하거나 먹기 전, 용변을 본 뒤 손을 비누로 깨끗이 씻는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다. 특히 이질이 유행할 때에는 환자가 음식을 취급하거나 탁아 등을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 대변의 위생적 처리, 재래식 변소의 소독, 간이 상수도나 공동 우물을 염소로 소독, 물 끊여 마시기 등을 실천해야 한다.

<이진한 동아일보 기자·의사>

◆ 세균성 이질 막으려면

 

    ① 물은 반드시 끓여 마신다.

    ② 집단급식시 익히거나 끊여 먹는다.

    ③ 음식을 만지기 전 손을 잘 씻는다.

    ④ 식사 전과 배변 후 손을 깨끗이 씻는다.

    ⑤ 도마 등 조리기구를 매일 소독하고 잘 말린다.

    ⑥ 상가 또는 피로연 등에서 날 음식 대신 다과류 제공

    ⑦ 환자의 배설물이 묻은 옷 등은 철저히 소독하며 우물가에서 세탁은 삼간다.

    ⑧ 감염된 환자에게는 식품을 다루거나 탁아 등 을 할 수 없게 한다.

<자료제공:대한의사협회 국민지식향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