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병리과가 폐과 직전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부제 - 병리의사는 모두 죽을 각오를 했습니다.-

    수탁검사기관에서 임상검사를 유치하는 대가로 조직 및 세포병리검사를 50%~80%의 덤핑으로 유치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병리의사의 고용없이 병리의사 1인당 세포검사 10만건, 조직검사 25000건이라는 믿을 수없는 업무량으로 병리의사를 착취하였습니다. 환자는 자신이 지불한 해부병리 검사비 중 겨우 몇천원만이 덤핑으로 지불되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우리의 동료이신 임상의사께서는 여전히 덤핑하는 검사센타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경제논리라는 색안경으로 진료수입 최하위는 오명만을 씌워 인원충원은 커녕, 더 열심히 일하라는 협박만을 일삼고 있습니다.

    전공의 제도가 무너져, 전국의 거의 모든 대학병원 해부병리과에서 단 한명의 전공의도 모집하지 못했습니다. 의료의 질은 어디로 가고, 의대생 교육은 누가한단 말입니까? 어떻게 하면 병리의사 혼자서 연간 세포검사 10만건, 조직검사 2만5천건을 제대로 진단할 수 있을까요? 20~30초 만에 내는 진단과 5분 봐서 내는 진단이 서로 같을까요? 강박적이리만큼 세밀한 관찰과 고민 속에서만 탄생할 수 있는 병리진단을, 공장 돌리듯 토해 내야만 하는 현실 속에서 환자의 생명과 의사의 자존심은 어디로 갔습니까?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입니다. 이제 병리의사가 뭉쳤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습니다!

[미디게이트 게시판, 박래웅 2002-01-17]


      병리수가 정상화 운동에 즈음하여

    병리학회 회원 여러분

    본 학회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고군분투하시는 회원님들의 입장을 대변하여 나름대로 병리수가 인상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 결과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만, 워낙 민감한 사회문제인 전체 의료수가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병리수가만 획기적으로 인상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종합병원이나 자체 병리의사를 확보한 일부 병원들을 제외한 전국의 병리검사를 실제적으로 전담하고 있는 수탁기관들의 매우 혼탁한 업무관행으로 말미암아 그나마 정해진 수가조차 다 받지 못하고 심지어는 80% 이상 삭감하는 덤핑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러니 일선 병리의사들은 열악하기 이를 데 없는 업무환경 속에서, 전문의라고 하기 부끄러울 최저 수준의 처우를 받으며, 감당하기 어렵게 과도한 업무량으로 혹사당하고 있습니다. 의료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는 이런 현실은 사명감을 갖고 해부병리과를 지원하려는 젊은 후배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고 있습니다. 대학도 심각한 인력난에 봉착하여 격무에 시달리며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생명과학연구에 투자할 여력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현대의료의 기반이며 미래의학 개척에 앞장서야 할 병리학계가 열악한 여건에 인재부족이라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허덕이며 고사 일보직전까지 내몰리고 있는 것입니다.

    사태가 여기까지 이른 데는 의료를 단순 영리수단으로 전락시키며 시장질서를 어지럽혀 온 일부 수탁기관들에 우선적인 책임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학회도 그들에게 종속되어 고생하는 회원님들의 권익을 적극적으로 보호해드리지 못한 점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이에 "병리수가 정상화 운동"을 시작하며, 회원 여러분들의 전폭적 지지와 적극적 참여를 당부하는 바입니다.

    1. 일체의 수가삭감 및 가격담합 행위를 금지합시다.
    2. 단 한 건의 수탁업무라도 수행하는 전국의 모든 의료기관들은 빠짐없이 등록하여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3. 모든 수탁기관은 학회 지정 업무량과 수행 지침을 따라야 합니다.
    4. 조직과 세포병리 등 해부병리과검사를 일괄 의뢰하지 않는 기관의 수탁을 거부합시다.
    5. 실제 근무하지 않는 수탁기관에 명의를 걸어놓지 맙시다.

    이 운동은 이상의 정당한 요구들이 관철될 때까지 지속될 것입니다. 이것만 철저히 지켜진다면 지금이라도 우리 병리학계가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고 미래를 기약할 근거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는 기관에 근무하는 회원님들은 이 운동의 취지를 주지시켜주시고, 만일 위반사항들이 즉각 시정되지 않으면 그 자세한 내용을 학회로 통보해 주시기 바랍니다. 학회는 실상을 조사하여 공표하고, 해당 기관의 인증을 취소하거나, 인증 없이 벌어진 행위는 당국에 고발하는 등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회원님들이 개인적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으며, 혹시 독자적 의료를 하시려 한다면 그에 따른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전국의 회원 여러분! 이 운동은 생존을 위한 정당한 주장인 동시에 의료정상화를 위한 시대적 책임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습니다. 모든 사명감과 자신감을 갖고 단결하여 회원님들이 걱정 없이 본업에 몰두하시고,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며, 나아가서는 이 나라 의료의 만년대계를 세울 수 있는 발판을 우리 힘으로 마련하십시다. 감사합니다.


              대한병리학회    이사장   김 태 승
                                  회   장   박 영 의
              대한세포병리학회  회장  박 문 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