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광우병의 국내 최고 전문가 김용선 교수

 


김용선 교수는 1989년 미국에서의 연구생활을 끝내고 한림의대로 부임해 왔고, 1995년에는 한림과학원 소속의 환경생명과학연구소를 만들어 소장도 겸직하고 있다. 김 교수는 그 동안 의과대학의 의학과장과 인사위원 등의 보직도 담당해 왔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자주 만나는 기회를 가졌지만 그의 학문적 배경에 대해 관심 가질 수 있는 기회는 많지않았다.

김용선 교수는 1978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성모병원에서 내과 레지던트 생활을 하던 중 뜻한 바 있어 뉴욕주립대학으로 신경병리학 연수를 떠난다. 얼마 후에는 다시 뉴욕 스테이트아일랜드 뇌질환연구소로 옮겨 광우병 연구팀에 합류하였고, Creutzfeld Jacob Disease(CJD)와 관련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에는 미국에서 바이러스 연구 생활중 한림대의 초빙을 받아 귀국하였는데, 국내에서는 생소했고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Unconventional slow virus 연구를 지속했다. 여러 동료들 조차도 벽안시했던 학문 분야라 갖가지 이야기도 자주 들려왔다.

그런데 김 교수가 국내 최고의 광우병 전문가란 사실은 인지하게 된 연유는 작년 국내에서의 광우병 파동 때문이었다. 지난 3월 대한의학회 분과위원회 모임에서도 광우병을 소재로 환담을 나누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다. 지제근 대한의학회장은 최근 국민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광우병의 국내 최고 전문가는 한림의대 김용선 교수이며, 서울대병원에 입원중인 CJD 환자의 병인규명도 전적으로 김용선 교수의 도움을 받고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김 교수는 그 후 많은 언론매체에도 초빙되어 광우병에 대한 정보를 전파하는데 계속 분주했고, 의학관련 학술단체에서도 김 교수의 특강이 줄을 이었다.

지난 10월27일에는 강동성심병원에서도 「광우병의 국내 실태 및 전망」이란 제목의 특강을 부탁했는데 그 동안 듣지 못했던 여러 가지 에피소드도 접하게 되었다. 본인이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지금까지 주위에서 수많은 조언을 들었는데, 진로를 선택할 때 세차례 충고가 기억에 새롭다고 그 사연을 소개하였다. 이들 내용은 모두 장차 후회하게 될 충고라 했다. 내용인즉, 첫 번째는 성모병원에서 레지던트 생활을 하던 도중 미국으로 신경병리학 공부를 떠날 때 지도교수의 만류였고, 두 번째는 미국 연구생활중 slow virus에 대한 연구를 결심했을 때 주위동료들의 걱정, 세 번째는 미국생활을 마치고 국내 한림의대에서 교수생활하겠다고 했을 때 잘못된 선택이니 다시 고려해 보라는 조언이었다.

김 교수는 그의 말대로 남들이 도전하기 꺼려했고 관심두지 않았던 분야만 골라서 외롭게 선택을 했다. 그리고 연구 여건이 열악한 지방대학에서 학술활동을 한다는 점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수없이 번민하고 방황도 했으리라는 생각이다. 명예와 부를 동시에 추구하려는 행위자체를 벽안시하지 못하는 세태에서 계속 무던하게 어려운 길을 고집하는 김용선 교수를 뇌리에서 떠올리고 싶어진다.

[2001년 10월28일  조현찬]


김용선 교수가 인간 광우병에 관한 국내최고 권위자란 사실을 알 수 있었던 글들......

  • 인간 광우병인 변형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vCJD) 환자로 일부에서 의심해 온 36세의 남성에 대해 인간 광우병 여부에 대해 의료진들이 정확한 결론을 유보할 채 다음주에 보건당국에 보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국내 광우병환자 발생 유무가 장기 미제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이 환자가 입원한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8일 “이 환자의 뇌조직을 인간 광우병 검사를 하는 한림대의대에 보내 검사한 결과와 각종 임상 양상을 종합할 결과 vCJD인 것은 거의 확실하지만 그것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등을 먹어 발생하는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며 판정을 유보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에 광우병환자 비교샘플이 없어 정확한 진단이 힘들고 부검을 하지 않는 한 광우병 유무를 판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2001.3.1 문화일보]
  • 한림대의대 환경생명과학연구소 소장인 김용선 교수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CJD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뉴욕 스테이튼아일랜드 주립뇌질환연구소 광우병진단 팀원으로서 9년간 일한 경험이 있다. 김교수는 ”변형프리온 20여 종(strain)에 따라 광우병의 특징적 해면구조의 뇌병변위치가 달라 무작위 생검시 위(僞)양성 혹은 위음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뇌의 아무 부위나 떼어내 해면구조검사를 해서는 안되며 전기 영동에 의한 생화학처리나 분쇄한 뇌병변의 프리온구조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해야만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우병·알츠하이머병 일으키는 단백질 병원체 프리온(Prion)

노벨생리·의학상 / 프루시너

1997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신경과 의사 스탠리 프루시너(55세)는 새로운 개념의 전염성 병원체인 프리온(prion)을 발견하는데 선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프리온의 정체는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뇌질환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프루시너의 연구는 뇌질환의 병리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기초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치료방향과 약품개발의 토대를 마련했다.

종래에는 모든 전염성 물질이 유전정보인 핵산(DNA나 RNA)을 가진 생명체로 알려져 있었다. 그래서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기생충 등이 병원체로 지목되고 있었다. 광우병(소)이나 크로이츠펠트-야콥병(사람)과 같은 생물 뇌질환의 원인 역시 이런 관점에서 해석됐다. 의학계에서는 '슬로(slow) 바이러스'가 뇌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발병인자라는 것이 정설이었다.이들 질병은 대상동물만 다를 뿐 발병 메커니즘은 동일해 뇌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면서 경련과 발작을 일으키는 공통점을 가진다.

프루시너는 1972년 자신의 환자 중 한명이 크로이츠펠트­야콥병으로 사망한 것을 계기로 이 분야 연구에 뛰어들었다. 그는 병에 걸린 동물의 뇌에 이상한 단백질이 축적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정상 단백질이 어떤 원인에 의해 비정상적인 구조로 변하면서 신경세포를 파괴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프루시너는 1982년 이 단백질을 '프리온'이라고 명명하고, 이것이 광우병은 물론이고 사람에게 생기는 크로이츠펠트-야콥병, 알츠하이머병, 파킨슨씨병 등의 원인이라고 학계에 보고했다. 프리온이란 '단백질로만 구성된 전염성 입자'(proteinaceous infectious particle)라는 말의 영어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자기증식하는 단백질

핵산이 없는 '단백질로만 구성된 전염성 입자'라는 개념에 대해 많은 과학자들은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동요하지 않고 연구를 계속 진행했다. 프리온은 어디에서 유래했을까. 처음에는 작은 바이러스처럼 외부로부터 유입된 것이 아닐까 추측했다. 그러나 1984년 프루시너는 프리온을 만드는 유전자가 사람을 포함한 모든 동물에 존재한다는 점을 알아냈다. 사람의 경우 20번 염색체에 이 유전자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 유전자에 어떤 일이 벌어져 뇌질환이 생기는 것일까. 프리온에는 두가지 종류, 즉 질병을 유발하는 형태와 정상적인 형태가 있다.

만일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질병 프리온'이 만들어지면 뇌질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질병 프리온'이 '정상 프리온'과 접촉하면 보다 안정된 형태로 전환된다. 또 연쇄적으로 정상 프리온의 구조를 변화시켜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간다. 이 '질병 프리온'의 구조는 매우 안정적이어서, 유기용매나 1백℃ 이상의 고온에서도 잘 파괴되지 않는다. 그러나 앞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점들이 많이 남아 있다.

첫째 프리온 유전자를 제거한 실험용 쥐는 외관상 정상이었다. 즉 '정상 프리온'이 쥐에게 필수적인 단백질이 아님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신경계에서 정상적인 프리온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둘째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의 경우 85-90%의 환자에서 프리온 유전자의 구조가 정상인과 전혀 차이가 없다. 광우병에 걸린 소에서도 돌연변이 유전자의 존재가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유전자의 돌연변이 없이 '질병 프리온'이 감염되는 메커니즘이 밝혀져야 한다. 셋째 현재까지 발견된 '질병 프리온'의 종류는 15종류 이상이다. 이 '질병 프리온'이 각각 어떤 메커니즘에 의해 다른 생리작용을 보이는지 밝혀져야 한다.

아직까지 많은 학자들은 뇌질환에서 프리온이 중요한 역할은 하지만 직접적인 병원체는 아니라고 믿고 있다. 앞으로 계속적인 연구를 통해 여러 의문점이 밝혀진다면 또하나의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하리라.

 

[김용선(한림대 의대 미생물학 교수)]



김교수는 변형프리온 20여 종(strain)에 따라 광우병의 특징적 해면구조의 뇌병변 위치가 달라 무작위 생검시 위(僞)양성 혹은 위음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뇌의 아무 부위나 떼어내 해면구조검사를 해서는 안되며 전기영동에 의한 생화학처리나 분쇄한 뇌병변의 프리온 구조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해야만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지난 96년에도 사회 일각에서 광우병 의혹이 제기되자 보건복지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변형프리온반응검사를 시도하려 했었다. 하지만 당시 축산당국은 자체 정밀조사를 약속하면서 축산학분야에 대한 의학자들의 개입을 꺼려했다. 김교수는 지난해말 기립불능증 소 뇌조직을 보내오면 1주일내 광우병 여부를 판단해 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축산당국으로부터 공동검사제의를 받지 못해 안타까워했다. 더구나 국내에서도 CJD환자가 해마다 20명 가까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더 이상 광우병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고 한다. 국내 최초의 CJD 환자에 대한 보고는 지난 91년 50대 주부의 뇌에서 해면구조를 처음 발견하여 대학의학회지에 발표하였다. 또한 삼성의료원 신경과에서는 1993년부터 1997년까지 5명의 CJD 국내환자에 대한 의학적 소견을 기술하였는데 이들 환자들은 모두 중년층 이상이었고, 수개월만에 전원 사망했다.

김용선교수는 지난 94년부터 전국의 대학병원과 국립병원 등으로부터 한해 15-20명 정도 CJD 확진을 의뢰받고 있으며, 우리나라 인구비율로 볼 때 국내에도 한해 약 50-60명의 CJD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CJD 환자는 회생가능성이 거의 없어서 뇌생검을 허락하는 환자는 10%도 채 안된다. 게다가 비전문가들에 의해 CJD 환자가 악성치매 등으로 오진되기 쉽고, 신경외과의사들이 전염 가능성이 있는 뇌생검 자체를 꺼리는 경향이 있음을 감안할 때 실제로는 국내 CJD환자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견해이다.

특히 해면구조가 발견되는 소의 뇌·척수, 지라, 간, 내장 등을 술안주로 즐기는 한국인이 변형 프리온에 감염될 위험성은 더욱 크다는 지적이다. 다행히 국내에선 아직 변종CJD가 발견되진 않았지만 잠복기를 감안할 때 광우병에 대한 정부의 대처가 매우 미흡하다고 하겠다. 한편 환경부가 추진 중인 음식물찌꺼기의 가축사료화 사업이 80년대 영국 정부가 양의 골을 분쇄해 초식동물의 사료로 사용함으로써 세계적인 광우병 파동을 불러온 것처럼 엄청난 재앙을 몰고 올지 모르므로 신중히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01년 10월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