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적인 전공의 선발제도의 개선을 위한 토론회

    NonKims 모임 주최 (서울의대)  

  

  

  

"차별적인 전공의 선발제도의 개선을 위한 시민 모임(넌킴스 모임)"에서 주최한 제 2차 토론회가 지난 10월 21일 서울의대 학생회관 강의실에서 열렸다.

넌킴스 모임은 지난 5월 중순 의대 여학생에게 불리한 현행 레지던트 선발제도의 개선을 요구하며, 전국 48개 대학 의·치대생들이 해결방안을 모색코자 조직한 단체로 회원들은 그간 인터넷 온라인상 및 외부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약 20여명의 남녀 학생 및 일반인들이 참석한 이 날 토론회에는 박미라(26·전남치대)씨를 비롯 서울의대 동아리 'Wom틈' 소속의 조수정(22·서울의대 본과 2년), 김현주(31·한양대병원 4년차 전공의), 신유정(26·연세대 법학과 졸업)씨가 발제했다.

킴스플랜의 개요를 설명한 박미라씨는 국방부의 군의관 인력수급을 위해 마련됐으나 의대 졸업생의 증가로 실효성을 잃은 킴스플랜이 현재에도 관행으로 남아 의과대학 여학생의 전공선택에 있어 장애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과대학 여학생의 비율이 증대되는 추세를 무시한 채 애초부터 군보(군의관 입영대상자)와 비군보(군의관 비입영 대상자)로 나눠 전공의(레지던트) 선발비율을 사전에 조정하는 것은 명백한 성차별이라는 것. 아울러 비율이 대략 관행상 2대 1에서 3대 1로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해 의과대학 졸업자 수는 3천3백명, 이중 남학생이 약 2천2백명으로 약 7백명선의 국방부의 군의관 수요를 넘어서고 있다. 군의관이 되지 못한 군의관 지원자 대부분은 비군보인 공중보건의나 의무병으로 돌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비군보인 공중보건의 혹은 의무병 출신일지라도 병역필했다는 이유로 인턴이나 전공의 선발시험에서 가산점(의대 3%, 치대 10%)을 받고 있다.

이어 조수정씨는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킴스플랜에 대한 학우들의 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다수의 학우들이 킴스플랜에 대해 그다지 관심갖고 있지않지만 군보와 비군보로 나눠 인턴 및 전공의 시험을 치루는 현행 제도상 비군보가 매우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 지적했다. 군보의 경우 경쟁률이 1.5대 1이고 비군보의 경우는 2대 1이어 비군보에 속하는 여성 및 장애인, 그리고 의무병이나 공중보건의 출신 남성들은 불리한 여건에 놓여있다는 것. 더우기 신경외과, 정형외과, 핵의학과, 응급의학과 등 몇몇 특정과의 경우 애초부터 비군보를 뽑지 않아 여성의 진출을 막고 있으며,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소아과에서는 여자 전공의들이 집중되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았다.

아울러 현재 서울대학병원은 군보와 비군보의 전공의 선발비율을 80대 40으로 하고 있는데, 올해 여학생이 전체정원의 50%를 넘어서서 이들이 전공의 과정에 들어갈 때 선발비율 조정을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주씨는 전공의 선발과정에서의 여성차별 사례에 관해 발표했다. 결혼과 임신 때문에 여자전공의들은 암암리에 압력을 받고 있다며 구체적인 성차별 사례를 밝혔다. 수술방이나 중요업무에서 배제되거나 여의사 라서 일을 못한다는 핀잔을 받는 일. 여기는 힘드니 다른 과 지원하라는 담당과장이나 전공의 선배들의 권유 아닌 권유, 우리과는 여자전공의를 선발하지 않는다는 담당과장의 방침 등을 들었다.

 

    

신유정씨는 대통령령으로 정한 전공의 선발규정과 위임받은 보건복지부 장관령에 대한 법리상 해석을 덧붙였다. 현행 전공의 선발은 대통령령에 의해 규정돼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제 7조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에 위임됐으며, 이는 다시 수련의를 선발할 수 있는 병원장과 임상각과의 과장 재량에 맡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선발기준은 오로지 성적순일 뿐인데 군보 대 비군보로 나눠 정원을 결정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채용 권한을 위임받은 병원의 내규를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선발비율에 있어 여성차별적인 내규가 있다면 원칙상 권한위임에 관한 쟁송을 벌일 수 있고 규정이 없다면 임용여부에 관해 헌법소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국공립 대학의 병원장이나 담당과장은 공무원 신분이기에 선발비율 조정 자체가 공권력의 행사로 간주돼 헌법소원으로 결정을 취하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대한여의사회 김봉옥 교수(충남의대 재활의학과)는 우선 의대 여학생들이 남성 중심적인 의대사회에서 실력으로 스스로 자리매김할 것을 당부했다. 전공의 선발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과정을 설명했는데 조정비율은 학회와 병원협회의 조율로 결정되며 병원별로는 학과장들이 참석하는 '전공의수련교육위원회'나 'IR교육위원회'에서 다룬다고 밝혔다.

전공의 선발에 관한 현행 제도가 군보만을 뽑겠다며 여성차별의 도구로 사용될 개연성은 차단할 필요가 있으나, 전공의가 계속해서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한 장점은 살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의대 졸업자가 필요 군인력을 웃돌기에 전공의 선발비율의 사전조정은 실효성이 없다는 점. 즉 킴스플랜의 양면성을 살펴 현실성이 없거나 오남용될 소지는 차단할 필요는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외에도 전공의 선발 때는 학부성적이 반영되지 않고 오로지 인턴 때의 성적과 필답고사 및 면접이 좌우한다고 강조. 학생들이 가졌던 전공의 선발상의 몇가지 오해들-의대를 1등으로 졸업했는데 원하는 학과에 진학치 못했다-을 해소시켰다. 마지막으로 '넌킴스 모임'이 대한여의사협회와 공동으로 활동하기를 희망했다.

참석자 중 정최경희(29·한림대성심병원 인턴)씨는 학과장에게 선발권이 많은 부분 위임된 킴스플랜이 자의적으로 운용될 소지가 있다며 전공의비상대책위원회에 보고하겠다고 했다.

토론을 마친 참석자들은 인턴과정의 여성차별에 대해 다룰 필요성에 의견을 같이하고 대한여의사회와의 공조여부는 차후 논의하기로 했으며, 병원내 남성중심적 문화에 대한 대응에 대해 정보교환과 회합 등 지속적인 활동을 다짐했다.

이런 가운데 여자전공의 중 약 8.3%가 비군보 정원이 없어 원하는 학과에 지원치 못한 경험을 토로했고, 4.2%가 비군보의 경쟁률이 높아 지원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신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여자 전공의들이 약 20.8%, 부당대우를 경험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20%나 됐다고. 이와 관련해 김현경(30·충남의대 재활의학과 3년차 전공의)는 현실적으로 여자전공의들은 임신, 출산, 육아에 큰 압박감을 느끼며 출산, 분만휴가를 조기에 마치고 병원에 복귀해야만 했던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안희민 <동아닷컴 리포터>
        2000년 10월 24일자 동아일보

여자가 의사면 다른 이유?

여자가 의사면 다른 이유는 의사사회 내부에서 그 남녀차별의 이유를 찾아야 할 것이다. 이에 오조영란님은 의사사회외부에 대해서만 여의사의 문제를 다루었으므로 오조영란님의 "의사가 여자면 다르냐"는 글을 읽고 오조영란님이 간과하는 몇몇 부분에 대한 보충 설명이 될 것이다.


남녀차별의 문제는 사실, 의사사회 내부에서도 심각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정확한 의사사회내부에서 남녀차별의 원인이나 문제점을 알기 위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의사사회내부의 사정을 말하고자 한다.

의대를 졸업하고 90%이상의 의사가 전문의가 되는 한국의 현실에서 의사사회내부에서 남녀 차별이 가장 큰 문제는 레지던트가 될 때이다. 레지던트라는 과정을 거쳐야만 전문의가 될 수 있는 현실에서 레지던트 선발 과정을 알아야 남녀차별의 정확한 문제점을 알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다. 레지던트는 그럼 어떻게 선발하는가? 빠른 경우 아예 인턴이 된 3월부터 자기가 지원하는 과를 찾아가 지원 의사를 알리는 경우도 많지만, 대개는 9월 정도에는 인턴의사들은 지망하는 과를 결정하고 해당과의 과장, 스탭, 레지던트에게 인사를 하러 가게된다.

즉, "제가 xxx과를 하고 싶습니다."라고 하는 것이고, 1월 쯤에 레지던트 선발시험을 치게된다. 그런데 이 선발과정에서 병원이나 과에 따라 엄청남 편차가 있다. 대형병원의 내과인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 시험성적인 결정적이다. 그리고 경쟁이 없는 경우도 문제가 아니고(무혈입성이라고 한다.), 경쟁이 될 경우(이 경우 흔히 박치기라는 표현을 쓴다.) 대개 인기과의 문제인데, 우선 과에서 선호하는 사람이 있다면, 대개는 경쟁자에게 알리게 된다. 즉 우리 과에서는 누구를 뽑고 싶으니 다른 과를 지망하라고 권하거나, 일년 후에 선발하겠다는 비공식적인 약속을 해줄 수 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험을 치는 경우, 예전에는 면접점수가 절대적이었으나, 요즘은 결국은 시험점수가 절대적인 경향이다. 그러나 사실상, 과에서 거부하는 경우, 즉 과장이나 레지던트의 다수가 거부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스스로 포기하게 된다. 이유는 의료의 특징상, 도제식으로 배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과에서 거부함에도 선발되었다면, 거의 왕따가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과 선발과정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거부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현실이다.

물론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왜 여의사들이 이러한 레지던트 선발과정에서 소외되는지 알아보자. 현재의 의료계 내부적으로는 레지던트가 되려고 하는 인턴은 거의 대부분 가능한데, 이는 최근 수년동안 대형병원과 의대 부속 병원이 우후죽순으로 만들어 졌기에 자리가 남아돌고, 오히려 과에 따라서는 비인기과의 경우 레지던트 지원을 유도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과에서는 최후의 선택으로 여의사를 선발하는 것이 솔직한 현실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여자 기피는 필자가 보기에는 의료계가 더 심한 것 같다. 필자는 의사사회가 레지던트 선발과정에서 여자를 기피하는 이유가 여자에 대한 편견도 물론 작용하지만, 더 실제적인 이유가 따로 있다고 본다. 의사들도 여의사를 싫어하고, 여의사도 여의사를 싫어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일반화시키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여의사가 과장인 경우에도 이 여자 과장님조차 여의사보다는 남자 의사를 레지던트로 뽑으려고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여자의사를 레지던트로 선발하기를 기피하는 이유로 필자가 생각하기로는

1. 첫째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인력의 문제이다. 레지던트는 의사 생활중에서 가장 힘든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과에서 한 년차의 수가 평균 2-3명인데, 레지던트는 거의 대체인력을 쓸 수가 없다. 즉 년 차 별로 고유한 업무가 없으므로, 모든 레지던트가 다 있어도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면 그 업무량은 거의 인간이 감당하기 어렵게 된다. 레지던트가 되면 대부분의 여의사들도 결혼적령기(27세 이상)가 된다. 그러므로 대부분 인턴시절이나 레지던트 시절에 결혼하거나 임신을 하게 되고, 임신을 하게 될 경우, 다른 동료의 업무가 엄청나게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과운영이 어려워 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체인력이 없는 현실이 다른 분야보다 더 여성을 기피하는 중요한 이유이다.

2. 사실 혹은 편견? 여의사는 대개 이기적이고, 전체적인 협동을 잘 안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이든, 편견이든, 이러한 평가로 인해 여의사를 기피한다.

3. 환자도 여의사를 덜 신뢰한다. 그리고 남자의사에게 진료를 받기를 원하는 것이 보편적인 현실이다. 병원 경영면에서 당연히 병원에서도 여의사를 기피하게 된다.

4. 현실적으로 여의사는 남자보다 가정에 더 관심을 두고 있으며, 이 또한 병원과 환자에 대한 관심이 남자 의사보다 덜 한 것은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필자는 유감이지만, 위의 현실을 깨고 남녀평등이 의사사회에서도 이루어지게 할 방법론은 제시 할 능력이 없다. 다만 현실을 바로 알림으로 남녀평등이 이루어 질 기초지식으로 하고자 나의 의견을 말할 뿐이다.

필자는 의료는 본질적으로 여성에게 더 적합한 직업이라고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위주로 의사사회가 구성된 것은 자본주의의 속성이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본다. 오조영란님의 여의사에 대한 글에는 기본적으로 이러한 현실을 모르거나 언급을 하지 않아 필자의 미진한 의견을 말하는 바이며, 하나 더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모든 것을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해석하면, 의사사회가 남성위주로 이루어진 것은 자본주의와 남성우월주의의 산물일지라도 의학 자체를 남성우월주의의 산물이라고 해석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의학은 학문으로서는 과학과 마찬가지로 남성우월주의의 산물은 아니다. 그럼으로 과학자체를 페미니즘의 관점으로 해석하는 일부 포스트모더니스트의 오류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는 바이다.  

                  2000.10.23   칼럼니스트 김승열